노인고혈압

노인고혈압의 특징

노인 고혈압의 특징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수축기 고혈압이 많다는 것입니다. 연령에 따라서 수축기 혈압은 점차 증가하게 되며, 일정 연령 이후로 이완기 혈압은 오히려 감소되는 추세를 보이게 됩니다. 이는 노화에 의한 현상으로 혈관의 탄력이 약해지고 딱딱하게 경직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젊은 성인에 비하여 이완기 혈압은 낮고, 수축기 혈압만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노인에서 고혈압의 진단 기준이 젊은 성인과 비교하여 바뀌는 것은 아니며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또한 노인은 자율 신경계의 항상성유지 능력이 저하되어 있어, 젊은 성인에 비하여 혈압의 일중 변동이 많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 혈압이 저하되거나(기립성 저혈압) 식후에 혈압이 감소되는(식후 저혈압) 등의 현상이 더 흔히 발생합니다.

반면, 오히려 혈관의 변동성이 감소되어 있어서 노인에서 야간, 수면시의 혈압 저하는 젊은 성인보다 덜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외에도, 노인에서는 진료실에서 일상생활 때의 실제 혈압보다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백의 고혈압(whitecoat hypertension)이 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노화와 함께 심장, 뇌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 동반된 질환이 많아지므로, 고혈압 치료로 얻을 수 있는 2차 예방의 효과가 더 클 수 있습니다.

노인의 경우에는 젊은 성인과 비교하여 약물의 대사, 배설이 변화되어 있으므로 약제의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고 이러한 부작용이 더 오래 지속된다는 것도 중요한 특징입니다.

원인/위험요인
고혈압은 그 발생원인에 따라 다음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1. 1차성 고혈압
“본태성 고혈압”이라고도 하며,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고혈압을 의미합니다. 1차성 고혈압은 전체 고혈압 환자의 90-95% 이상을 차지하는데, 대개 나이가 들면서 점차 증가합니다. 유전 경향이 강하며, 소금 섭취량이 많은 지역에서 발생률이 증가합니다.

2. 2차성 고혈압
기존에 환자가 앓고 있던 다른 질환에 의해서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장질환이나 부신 종양, 일부 선천성 심장질환 등 다양한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고 일부 약물도 2차성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5-10% 정도를 차지하며, 1차성 고혈압에 비해 고혈압이 갑자기 나타나고 혈압도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노인에서는 혈관 변성에 따른 혈관 굳기의 증가, 탄력의 저하가 혈압 상승과 고혈압의 발생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되며, 여러 가지 원인이 동반되어 고혈압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고혈압의 위험인자는 조절할 수 없는 위험인자와 조절 가능한 위험인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림. 고혈압 발생의 예측인자>

1) 조절할 수 없는 위험인자
나이 : 나이가 증가할수록 고혈압의 발생위험도 증가합니다.
가족력 : 가족 중 고혈압 환자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의 발생위험이 증가합니다.
2)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
비만 : 체질량지수가 증가할수록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활동 감소 : 신체활동이 적은 사람일수록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흡연 : 흡연은 고혈압의 위험과 이에 따른 합병증의 위험을 모두 증가시킵니다.
염분 섭취 : 염분 섭취로 혈관 내 체액이 증가되어 혈압이 상승합니다.
스트레스 : 통증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로도 혈압이 증가될 수 있습니다.
수면 무호흡증 : 비만, 음주 등과 연관이 있는 수면 무호흡증은 치료하지 않을 경우 고혈압 및 여러 가지 대사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교정함으로서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증상
흔하게 고혈압이라 하면 두통이 동반되어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흥분을 할 때에 혈압이 오른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급성 고혈압성 위기를 제외하고는 고혈압은 증상이 없는 질병 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두통이 없다고 해서 고혈압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안심해서는 안 되며, 혈압을 측정하여 고혈압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단
노인 고혈압의 진단은 기본적으로는 젊은 성인의 고혈압 진단과 동일합니다. 모든 65세 이상의 노인은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해 보아야 하며, 적어도 2회 이상 측정하여 평균 혈압이 140(수축기)/90(이완기)mmHg 이상일 경우에 고혈압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성인에서 혈압의 분류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하게 됩니다.

이완기 혈압은 90 미만이고 수축기 혈압이 140 이상인 경우를 고립성 수축기 고혈압 (isolated systolic hypertension) 이라 일컫습니다. 이 경우에도 치료의 필요성은 보통 고혈압과 같습니다. 그런데 노인 고혈압, 특히 수축기 고혈압의 경우에, 백의 고혈압 (whitecoat hypertension) 의 빈도는 젊은 성인에서 보다 더 흔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진료실에서의 혈압 측정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중에 혈압을 모니터링하는 24시간 혈압 측정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가정용 혈압계로 측정한 혈압과 진료실의 혈압을 비교하여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노인 환자에서 고혈압을 진단하는데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첫째로 노령 환자의 상완 동맥은 딱딱하기 때문에 실제보다 혈압이 높게 측정되어 가성고혈압으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둘째로 쇄골하동맥에 동맥경화반이 협착을 일으키는 경우 실제보다 혈압이 낮게 측정되어 가성저혈압으로 진단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의 혈압을 한쪽 팔에서만 재서는 안 되며, 반드시 양쪽 팔의 혈압을 측정하여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또한 노인 환자들에서는 젊은 연령에 비해 신체의 혈역학 변화에 따른 자율 신경계의 반응이 둔하므로 혈압의 변화가 심하고 기립성 저혈압이나 식후 저혈압이 자주 발생합니다. 따라서 혈압을 하루에도 여러 번 측정하여야 하고 자세나 식사에 따른 변화를 측정하여 보는 것이 좋습니다.

고혈압의 진단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성인 건강정보의 "고혈압"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1. 고혈압을 치료하여야 하는 이유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전체 사망,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 뇌경색, 출혈에 의한 사망 가능성, 대동맥류의 파열로 인한 사망 가능성 등이 증가됩니다. 또한, 사망하지 않더라도 뇌경색이나 뇌출혈에 의한 합병증, 심장 기능 저하에 의한 합병증, 고혈압성 혈관 변성에 의한 신장 기능 장애와 눈의 혈관 이상 등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증가됩니다.

과거에는 노인의 경우에는 고혈압을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많은 임상 연구들이 이루어지면서, 이제는 노인에서도 고혈압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에 사망률과 이환률이 증가됨이 입증되었습니다. 따라서 노인의 고혈압은 치료가 필요합니다.

노쇠한 노인의 경우, 기립성 저혈압이나 어지럼증에 의한 낙상의 위험성이 증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고혈압을 치료하게 되면 혈압이 감소되면서 낙상이 증가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고혈압을 방치하는 경우보다 약물을 적절히 투여하여 혈압을 조절하는 경우에 낙상의 위험은 감소된다는 증거가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노인이라고 해서 낙상의 위험이 두려워서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2. 수축기 고혈압의 중요성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노인에서는 혈관의 변성으로 수축기 혈압이 더욱 두드러지게 증가됩니다. 그런데, 여러 관찰 연구에서 수축기 혈압 증가는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수축기 고혈압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 아니라, 동맥 경화의 이차적인 반응입니다.

또한, 노인 고혈압을 치료할 때에 뇌졸중 감소, 관상동맥질환의 감소, 심부전의 감소 등 여러 이로운 효과가 임상 연구를 통하여 입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고립 수축기 고혈압 (isolated systolic hypertension) 일 경우에도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3. 노인 고혈압 치료에서 젊은 성인과 다른 점들
노인의 경우에는 몸 속에 들어온 약을 대사, 배설해내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몸 속에 수분은 감소되고 체지방이 증가되어 있기 때문에, 고혈압의 약물 치료를 시행할 때에도 이 점을 유의하게 됩니다.

따라서, 젊은 성인에 비해 더 적은 용량으로 약을 쓰기 시작해야 하며, 혈압이 과도하게 조절되지 않는지, 부작용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등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천천히 약의 용량을 조절하게 됩니다.

또한, 노인의 경우에는 이완기 혈압이 과도하게 낮아졌을 때에는 낙상의 위험이 증가되거나 전신 위약감을 호소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혈압 조절의 목표를 건강한 노인에서는 140/90mmHg으로, 노쇠한 노인에서는 150/90mmHg 정도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4. 고혈압의 약물 치료
관상동맥질환 등의 동반 질환이 없는 경우, 노인에서는 고혈압의 첫 치료로 보통 이뇨제나 칼슘 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저해제(angiotensio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 inhibitor),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on II receptor blocker, ARB) 등을 사용하게 되며, 처음 혈압이 너무 높거나 단일 제제로 잘 조절되지 않을 경우 약을 두개 이상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부의 경우에는 혈압이 잘 조절되면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환자에서 고혈압 약은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약을 복용하면서 혈압이 조절되고 있는 상태라서 환자가 임의대로 약을 중단하게 되면 결국 혈압은 다시 상승하게 됩니다. 따라서 고혈압 약의 조절은 환자가 임의로 하기보다는 담당 의사와 상의를 해서 결정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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